39년전 오늘, “혹사 등 항의 ... 분신”

노동부 뒷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39년전 오늘, 서울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이 분신했다. 당시 22세의 청년 전태일은 열악하기 그지없는 평화시장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좌절되자 자신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절규하면서 자결했다.

70년대 초 노동자들의 움직임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극한적인 저항형태였다. 이것은 박정희 군사 정권의 개발독재 과정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받아오던 노동자들이 자신의 절박한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택한 행동방식으로, 노동운동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71년 광주단지 주민의 시위, 베트남 파견 기술노동자들의 대한항공(KAL)빌딩 방화 시위, 병원 간호사와 수련의 파동, 73년 삼립식품 노동자들의 파업농성, 74년 울산 현대조선 노동자들의 투쟁, 그리고 77년 현대건설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노동자들의 파업 시위, 풍천화섬 노동자들의 추석날 시위 등 70년대의 대표적인 노동자-민중 투쟁들이 이어진다.

70년대 노동운동의 단초를 제공하고 오늘날 한국 노동운동의 정신으로 기억되는 전태일 열사의 분신 소식을 1970년 11월 14일자 경향신문의 기사로 되돌아본다. 기사를 캡쳐한 사진을 보면 전태일 열사에 대한 기사 옆에 “뒤늦게 손 쓴 노동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관청의 ‘뒷북’은 변함이 없다!

* 아래의 1970년 11월 14일자 경향신문 기사 출처는 네이버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이며, 위 기사 사진은 같은 사이트 화면을 캡쳐한 것임.

* 위 기사 중 70년대 노동운동과 관련된 내용은 이원보의 『한국노동운동사5』(2004, 지식마당)을 참조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