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6월 항쟁으로 이명박 정부 심판” 다짐

10일 시청광장에 10만 운집…“MB악법 저지, 민주주의 수호” 함성

서울 시청광장이 다시 촛불로 가득 찼다. 22년 전 시청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독재타도! 민주주의 수호!” 함성은 고스란히 11일 그 자리에 그대로 울려 퍼졌다.

야 4당과 시민사회단체, 노동자, 시민, 학생들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시청광장에서 ‘6월 항쟁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10만여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제2의 6월 항쟁을 선포했다.

범국민대회 준비위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인 오는 7월 10일까지 ‘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 행동’에 나서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민주회복 4대 요구안’을 걸고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4대 요구안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병력을 앞세운 비열한 조치를 중단할 것 △4대강 살리기, 언론악법, 반민주 반민생 반통일 정책을 중단하고, 국정기조를 전면 전환할 것 △부자감세를 중단하고 서민 살리기를 시행할 것 △평화적 남북관계를 구축할 것 등이다.

이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은 최루탄으로 국민을 막았고, 이명박 대통령은 각종 MB악법을 강행해 국민 눈과 귀를 틀어막으려 한다”고 성토한 뒤 “우리 국민이 단단히 각오하고 힘을 합쳐 우리가 어렵게 이룩한 것들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 씨는 “22년 전 ‘독재타도’를 부르짖어 급기야 전두환 정권이 사실상 호헌조치를 철회하고 6.29선언을 했던 항쟁의 그 자리에서 오늘 여러분을 만나니 감개무량하다”면서 “22년 전 그날의 국민 함성을 다시 실현하고 그 여세를 몰아 이명박 정부를 압박해 국민 뜻을 이루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 4당 대표들의 연설도 이어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국민 뜻을 받들지 않는 정권 말로는 항상 불행했고, 우리는 불통, 배제, 독주정권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며 “서민경제, 평화번영정책, 민주주의 전진정책 등으로 국정을 쇄신하고, 수십 건 MB악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놓고 1% 소수재벌에게 2012년까지 100조 넘는 감세를 통해 곳간을 채워주고, 서민이 가난과 궁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노동자들이 절규하는데도, 용산철거민을 죽여 놓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면서 “국민과 야4당이 힘을 합쳐 이명박 정권 버릇을 고쳐주자”고 호소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생존권을 잃어 신음하고 청년들이 실업으로 고통 받는 이런 상황까지 될 줄은 몰랐다”면서 “미디어법, 금융지주회사법, 집시법 등을 막아내 국민에게 희망을 되돌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오늘 대회를 정치집회, 불법집회라고 하는데 그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정치집회가 아닌 체육대회를 하게 됐느냐”면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고 구속하고, 집회를 보장하라는 국회의원을 경찰이 폭행하고, 생존권을 요구하는 철거민을 죽이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2646명을 살인적으로 정리해고했다”고 규탄했다. 노회찬 대표는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고, MB악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국민이 제2의 6월 항쟁으로 이명박 정부와 결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2부 행사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민주회복 문화제’에 함께했으며 태평로 프레스 센터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10시 30분경 태평로 일대와 국가인권위 방면에서 강제해산을 실시했다. 경찰은 도로에 서 있던 시민들을 서울광장과 대한문 쪽 인도로 밀어붙이면서 폭행하고 연행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