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솜방방이 처벌 그만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벌하라!!

피해자 구제 없는 반성문 제출과 경영진 사퇴는 진정성 없다. 실형을 선고 하라!

지난 2월3일 검찰은 1천4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징역 7년, 벌금 70억 원을 구형했고,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 태광그룹 전 상무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70억 원, 오용일 태광그룹 부회장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횡령한 돈을 자신의 유산증자와 세금납부, 보험금 납부 등에 사용했다” 면서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경영권 확보와 아들의 경영승계에 활용한 것은 물론 그 책임을 임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이같이 구형이유를 밝혔다. 태광 재벌의 탐욕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인 해고자들은 검찰의 엄벌의 의지가 담긴 구형을 환영한다.

태광그룹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을 통하여 희망퇴직과 강제퇴직을 실시하였고,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2001년 10월, 흥국생명은 2005년 1월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흑자 나는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하였지만 이번 재판을 통해 거짓임이 밝혀졌다.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노동자에게는 살인과 같은 정리해고를 이호진 회장이 직접 지시하고 대책회의까지 진두지휘 하였고, 정리해고와 노사분규 와중에도 회삿돈을 횡령하였다. 

이러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태광 재벌의 변호인은 “무자료 거래 등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피고인이 만 34세, 물정을 잘 모를 때 일어난 일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지금 이 회장은 재벌회장으로 수천억 원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지금 길거리를 지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단 하루도 살 수 없고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운운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호진과 오용일에 의해 7년 이상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하며 살아오고 있는 지를 이들은 알고 있기나 하는가? 해고당한 노동자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는 한, 절대로 용서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지난 1월 이호진 회장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였고, 최후의 진술에서도 반성과 함께 투명경영을 약속했고, 지난 10일 그룹의 모든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는 21일 선고를 앞두고는 실형을 면하려는 꼼수이며, 거짓이고 쌩쇼이다. 태광그룹 이호진회장은 병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수차례 연장할 정도였는데 지금까지 태광산업, 대한화섬 대표이사와 사내 이사 등 8개사에 직을 유지하고 있었던 자체가 모순이자 태광그룹이 이호진회장의 절대왕국임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회삿돈을 횡령함에 있어서 행동대장인 피고인 박명석이 대한화섬 단독 대표이사로 공시한 것이 투명경영은 허울뿐임을 알 수 있다.

이호진 회장의 개인회사인 동림관광개발이라는 골프장에 태광그룹의 계열사들이 전부 동원되어 불법지원을 하고도 그룹차원에서 골프장을 만들려고 했다고 법정에서 변명하고 있다. 특히 보험회사인 흥국생명 220억 원, 흥국화재 312억 원 골프장 회원권 선구입은 보험회사 계약자돈을 쌈짓돈처럼 여기고 있어 저축은행 대주주 비리 사건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국생명 변종윤 사장과 흥국화재 김용권 사장은 이번 퇴진에서 빠져있다. 이는 태광그룹의 경영진 사퇴가 실형을 면하고자 하는 이호진 회장 구하기 쇼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사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도 받았는데 이는 관례를 무시하고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험계약자를 우습게 알고 있는 것이다. 흥국생명 대표이사와 흥국화재 대표이사는 즉각 물러나야 할 것이다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면서 정작 이호진 회장은 불법과 편법으로 오로지 자신의 재산만 증식하였고, 심지어 횡령한 회삿돈으로 당시 초등학생 아들의 불법적인 경영권 세습을 위해 활용하였다. 쌍용자동차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때 밝혀졌지만 해고는 살인이다.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이후 20번째 죽임이 해고는 바로 살인임을 증명하고 있다. 길게는 10년, 짧게는 7년 동안 살인과 같은 해고의 고통과 퇴직금까지 손배 가압류한 태광 재벌의 악랄함 때문에 이혼으로 가정이 파탄 나고,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 받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해고된 노동자들의 피눈물은 외면하고 있다.

최소한 인간이라고 하면 자신과 자식의 부귀영화를 위해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하여야 한다. 또한 경영진 사퇴와 재판부에 반성문 제출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희생된 피해자들의 구제가 있어야 한다.

경영진 범죄, 미국은 25년 대한민국은 집행유예,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은 안된다!!

미국의 월드컴 CEO는 110억 달러의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25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또 '미국 최악의 회계부정사건'이라는 기록을 세운 엔론의 전 CEO 제프리 스킬링도 24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지금도 감옥에 있다. 대한민국은 1,128억 원의 조세포탈의 이건희 삼성 회장, 693억 원 횡령과 1034억 비자금 조성의 정몽구 현대차 회장, 286억 횡령과 2838억 분식회계의 박용성 두산 회장, 1조5천억 대 분식회계의 최태원 SK 회장, 폭행 사건의 김승연 한화 회장,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한민국 재벌회장은 전과가 있어도 불법을 저질러도 다들 경제에 이바지한 '공헌'으로 집행유예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

법원은 중국음식점 배달원이 77만원을 횡령하면 실형, 수백억을 횡령한 재벌 총수에게는 집행유예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여 ‘유전무죄, 무전유죄’ 인식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법원은 새로운 양형기준을 제시하고 공정하다고 주장하면서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로 인해 국민과의 소통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사법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개정된 양형기준에 따르면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은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다. 법원 또한 중형을 이유로 이호진 회장의 보석 신청을 2번이나 기각한 사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재벌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한 사례가 너무나 많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판결과 더불어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태광그룹 이호진회장의 반성과 대표직 사퇴는 오직 실형을 모면하려는 쌩쇼에 불과하다. 이러한 허구성을 재판부에 폭로하기 위해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의 해고자들은 오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다. 서부지방법원 형사11부(김종호 재판장)는 재벌에겐 솜방망이 처벌을 그만하고, 경제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불법행위를 일삼았던 태광그룹 이호진일가와 경영진들에게 새로운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벌함으로써 사법정의가 살아 있음을 반드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12년 2월 13일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